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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나무 찻상
글쓴이 이명수 id admin e-mail test@test.com
작성시간 2009/06/25/19:06 조회수 3873 ip ******
첨부파일 팽나무 찻상.jpg


지리산의 어느 암자에 팽나무 찻상이 있다. 바닷가 쪽에 있는  팽나무가 바닷바람을 받아서 나무의 재질도 단단하다. 너무 바닷가에 있는 팽나무보다는 육지 쪽으로 5리 정도 들어간 지점에서 자란 팽나무가 좋다. 원목을 톱으로 베는 시기도 1년 중 동지 무렵이 적당하다. 하지를 지나면서부터 종지에 이르기까지 물이 나무의 뿌리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동지이후부터 물이 줄기 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동지가 지난 2~3일 후에 나무를 잘라야 나무가 덜 뒤틀린다. 나무를 운반해서 초가지붕 또는 처마 밑에서 말린다.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이 나무에 스며들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 기간이 3년 정도 걸린다. 나무를 이쪽저쪽 돌려가면서 말린다. 비가 오면 처마 밑으로 떨어지는 빗물이 나뭇결의 틈새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가 산수화 또는 비구상 작품을 연상시키는 무늬를 만들어 낸다. 그런 다음에는 치자 물을 들인다. 약하게도 칠하고 강하게도 칠한다. 치자 물이 들면 나무판의 색깔이 노란빛을 띠므로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다음에는 동백기름을 두세 번 정도 연하게 바른다. 여기에다가 다시 먹는 잣의 기름을 내어 아침, 저녁으로 바른다. 잣을 믹서기로 갈아서 광목보자기에 싼 다음에 나무에 문지른다. 잣기름을 바를 때에는 방에 장작을 때고 따뜻하게 해 놓은 방에서 발라야 한다. 방안이 더워야 잣기름이 잘 스며든다. 동백기름을 사전에 칠한 이유는 잣기름이 너무 많이 스며들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다. 잣기름을 너무 많이 먹이면 색깔이 시꺼멓게 변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공정은 1주일 정도 걸린다. 전체적으로 3년 이상의 공정이다. 이런 명품 찻상에서 차를 마시거나, 책을 보면 마음이 훤하게 밝아지는 것 같다.